신 - 절대자 신

신 (神 god)
종교의 대상으로서 초인간적·초자연적 위력을 가지는 존재. .
설명
종교의 대상으로서 초인간적·초자연적 위력을 가지는 존재. 신에 대한 관념의 내용은 그것을 분류, 정리하고 정의하는 방법에 따라서 커다란 변화를 나타낸다. 철학자들은 그것을 만물의 존재 근거이며 절대자라고 생각하고, 신학자들은 초월적인 구원의 신이라고 한다. 또 신화학자들은 그것을 자연신 또는 의인화된 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분류하고, 종교인류학자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나 넋이나 조상의 신령, 또는 마나(mana)와 같은 주술과 신들과의 상호관련성을 문제삼았다. 그 밖에 일신교와 다신교의 양극을 세우고, 그 중간 영역에 여러 가지 신에 대한 관념의 변화형을 지적하는 종교학자들도 있는가 하면, 신에 대한 관념의 발달에도 진화와 퇴화가 있다고 하는 사회학자들도 있다. 또 농경사회나 수렵사회와 신관념의 대응을 추구하거나, 성성(聖性)과 신성이라는 틀에 의하여 신의 윤곽을 밝히려고 하는 입장들도 있다. 신관념에 관한 해석이 이처럼 천차만별인 것은, 신이 인간의 상상력의 소산이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의 존재증명>을 시도하려고 한 종교학자들이나 철학자들은 끊임없이 많았고 그 시도는 언제나 성공하지 못했다. 고대에 신의 본질을 존재의 근거라든가 절대적인 것으로서 파악한 것은 그리스철학과 같은 이성적인 사변이나 스콜라철학과 같은 그리스도교적인 사고였다. 그 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종교현상의 이질성이 밝혀짐에 따라, 신에 관한 사고방식이나 이론에도 다양한 전개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첫째, 세계의 여러 종교를 다신교(그리스·로마·이집트·한국·일본)인가 일신교(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인가에 따라서 정리하려고 하는 사고방식이다. 즉, 주로 고대국가의 종교에서 볼 수 있는 다신교의 신 중에서 때에 따라 특정한 한 신만을 중요시하는 단일신교나 교체신교(交替神敎;고대인도의 베다종교), 오직 하나의 신만을 절대시하는 일신교, 그리고 모든 존재물에 신적인 것의 내재를 상정하는 범신교(불교)의 분류가 그것이다. 둘째, 신을 인격적(형태적) 존재와 비인격적 존재로 나누는 사고방식이다. 우선 인격적인 신은 그리스도교나 이슬람교에서와 같이 비형태적인 경우도 있지만, 주로 다신교적 세계에 등장하는 의인화된 신이나 인간적 속성을 가진 자연신, 또는 문화신이나 영웅신 등과 같이 형태적인 경우가 많다. 이와는 달리 비인격적인 신은 마나와 같은 주력이나 디먼(demon)과 같은 영험력의 관념으로 이루어진다고 여겨지며, 비형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디먼은 때로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모습으로 형태화하는 수가 있지만, 그 본래의 태생은 마나적인 것이다. 셋째, 신의 관념을 현상의 배후에 숨어 있는 <성스러운 것> 또는 인간의 전신적 투기(全身的投企)를 의미하는 <궁극적 관심> 등과 같은 관념에 의하여 설명하려고 하는 이론을 들 수 있다. 이 견해는 신을 그 형태성이나 속성에 의하여 규정하려고 하는 방식에 대해서, 인간의 심리적인 감수성이나 주체적인 의식에 의거해서 신적 존재의 상징성이나 실재성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넷째, 신적 존재를 높은 차원의 신과 낮은 차원의 정령의 2종류로 분류하고 그 양자와 인간과의 역학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시도를 들 수 있다(M. 베버). 즉 앞의 것은 신 앞에 인간이 무릎을 꿇고 예배하는 <신봉사(神奉仕;Gottesdienst)>형이고 뒤의 것은 인간이 정령을 불러서 그 가호를 구하는 <정령강제(精靈强制;Geisteszwang)>형이다. 인간의 섬김을 받는 신과 인간에 의하여 조작되는 정령이라는 이분법이다. 이와 같은 신관념의 발전이나 유형에 관한 종교학적인 이론의 대부분은 유럽에서 생겨났고, 그 발상의 기반도 크거나 작거나 그리스도교적 관념의 강한 투영을 받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적 틀을 제거하면 신의 세계는 크게 자연신·인간신·초월신의 3종류로 구별할 수 있다. 자연신이란 일월성신(日月星辰)이나 풍우뇌운(風雨雷雲)과 같은 천체·기상현상을 신격화한 것이며, 또 나무나 돌 등의 자연물에 정령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것을 신성화한 것이다. 인간신이란, 인간을 신격화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남신·여신, 선신·악신, 창조신·파괴신, 영웅신·문화신, 인간의 생활기능을 관장하는 농신(農神)·공신(工神)·수렵신·어로신 등의 기능신이나, 공동체의 번영과 운명을 관장하는 수호신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인간신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죽은 사람의 영혼을 신격화한 조상신이다. 이 신은 제사와 숭배를 받고 있는 한 수호신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만, 그것을 게을리하면 디먼으로 변하여 재앙을 내린다. 그리하여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래는 의례를 행할 필요성이 생기는데, 이 죽은 사람의 영혼이 조상령의 단계를 거쳐서 신령의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과정에 신관념의 다채로운 전개를 볼 수 있다. 초월신은 현세를 초월하는 유일 절대신인데, 단적으로 말해서 그리스도교나 이슬람교의 신을 가리킨다. 이 초월신 신앙은 신화적인 표상에 의하여 우주를 채색하는 자연신 신앙이나, 인간 영혼의 전변(轉變)에 의하여 세계를 해석하려고 하는 인간신 신앙과는 달리, 우주와 세계의 조화를 하나의 추상적인 원리에 의하여 설명하려고 하는 데 특징이 있다.
헤브라이즘의 신
일반적으로 고대 이스라엘 종교, 유대교, 그리스도교 및 이슬람교의 계보를 유일신교라고 하며 경전으로는 《구약성서》 《신약성서》 《코란》 등이 있다. 헤브라이즘 유일신의 특징은, 그리스사상에서 철학적·사변적 우주원리나 원시적 자연종교에서 공포의 대상과 다를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환경세계를 이루는 고대 오리엔트 종교의 다신교에서 말하는 우주론적 지고신(至高神)과도 다르다. 절대타자의 역사에 대한 인격적 개입에 의해서 나타나는 종말론적 구제에서 볼 수 있는 신은, 자연순환의 신격화 또는 세상으로부터의 해탈에서 구제를 찾는 여러 종교의 신에 대한 관념과는 구별된다. 살아 있는 인격적·역사적인 신이며, 초월자이면서 특정의 인간집단과 계약관계에 들어가는 계약과 법의 신이라는 점은, 신의 이름을 계시한 <출애굽기(3:14)>에 나타나 있다. <스스로 있는 자>란 그리스적인 절대존재가 아니라 <함께 계시는> 신을 뜻한다. 다른 고대 오리엔트세계에서 신적 힘은 남녀배우신(男女配偶神)의 교접에 의한 풍요를 바탕으로 한 우주론적 질서를 나타내고 있으며, 따라서 현질서 유지를 지향하고 있는 데 반하여, 헤브라이즘에서는 신적 힘이 현상개혁의 힘으로서 가장 적절한 기회에 신의 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신의 힘에서 신뢰를 구하며, 세계내적인 구제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의 법적 의지에 따르는 윤리적 합리성(베버)이 종교적 성격의 특징을 이룬다.
역사적 여러 형태
헤브라이즘의 신은 역사적으로는 모세시대에서 비롯되지만, 그 배경은 더 오랜 옛날이며, <창세기> 족장시대의 <족장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계절적 이동을 생활양식으로 하는 반유목민으로서, 특정의 토지와 결부되는 누멘(신적 존재)이 아니라 후대에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느님>이라고 불리는 바와 같이, 씨족 조상의 인격과 결부된 누멘을 존중하였다. 모세종교는 하느님의 이름을 따라서 <여호아종교>라고도 하는데, 역사적으로는 남팔레스타인, 미디안지방의 샤스족이 숭배하였고, 이 유목민의 이동과 더불어 이집트로 들어갔으며, 신왕국시대의 신분 변동으로 하층노동자가 된 사람들이 다른 하층민들과 함께 모세의 초인적 지도에 의하여 기적적인 구출(출애굽)을 경험하고, 하느님의 산(시나이산)에서 이 역사적 구원의 하느님과 언약을 맺는다(시나이계약, <출애굽기> 19∼24장). 이리하여 특정한 <유일신>에게 배타적인 신뢰와 충성을 다하는 종교와, 이웃사람의 생명·인격·명예·재산 등 기본적 권리를 존중하는 윤리를 분리하여 통합하는 독특한 생활형태가 성립하였다(모세의 십계명). 근대 유럽세계의 윤리적 합리성의 원천은 여기에 있다. 황야에서 성립한 서약연합은 BC 12세기 이래 가나안에서 오리엔트적인 농경문화와 왕제(王制)라는 완전히 다른 정치형태와 접촉하였다. 그 결과로서, <엘종교>의 우주의 창조주·왕의 속성이, <족장신>이 인도하는 신의 그것과 함께 여호아의 속성에 흡수되어, 여호아는 우주자연과 역사의 지배자가 되었다. 또한 왕국기(王國期)에 출현한 현실의 세속세계를 간접통치하는 <섭리>의 신이 지식층에 의하여 조형되어, 세계사 속에서 감당해야 할 민족의 사명이 사상화되었다. 그리고 BC 8∼BC 6세기의 정치적·민족적 위기의 증대, 왕국 멸망에 이르는 움직임 속에서, 교조주의나 열광주의에 대립하여, 선지자들은 백성의 심판에 의한 신의 의(義)의 관철이라는 부정매개적 구원을 역설하였다.

유대교·그리스도교
BC 586년 유대가 신바빌로니아에 의해 바빌론에 유수된 뒤, 성전승(聖傳承)은 문서화·경전화되어서, <말씀>의 종교는 서적종교가 되었다. 특히 율법(토라)은 하느님의 계시라고 해석되었고, 개인적·주체적인 율법엄수에 의한 언약단체(교단)의 재건이 이루어졌다. 에스라에 의해 율법주의가 성립한 결과로, 율법해석의 분열이 시작되어 복잡한 의론이 계속되었다. 예수는 <아버지>인 하느님과 하느님의 지배가 절박함을 가르쳤고, 다시 <가까이에 계시는> 하느님을 역설하였다. 초대교회는 이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에 의하여 하느님의 구원이 완전히 계시되었다고 하여, 예수를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고, 아들(그리스도)의 대속(代贖)에 의한 새로운 언약단체(교회)를 형성하였다. 그 후의 교리신학은 헤브라이즘의 전통적 유일신과 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을 거쳐서 삼위일체론을 형성하였다.
한국 민속신앙의 신
한국인은 여러 종류의 신을 믿어왔다. 농경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기 때문에 대지모신(大地母神)이 특별히 신격화되었으며, 절대적인 존재로서 피안에 있는 신이 의인화된 인격신으로서 의식되는가 하면, 실존하였던 사람의 사후 영혼이 신격화되어 인격신으로 의식되기도 하였다. 또한 자연은 자연대로 마을은 마을대로 집안은 집안대로 <만신전>을 이루고 있었다. 산에는 산신 이외에 나무와 바위의 신령이 있고, 땅의 지신과 논밭의 용신도 있었다. 산신은 대체로 호랑이와 함께 있거나 호랑이의 화신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한국의 민속신앙은 무속신·마을신·가신(家神)을 3대 신으로 하고 있다. 무속신앙의 신들은 무당을 매개로 하여 특정한 시기가 없이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숭앙된다. 마을신은 남성들이 당주적 역할을 하며, 동신·당산신·서낭신 등이라 하고 무당과 당주를 거쳐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신명을 줌으로써 마을사람들은 간접적으로 신지핌을 경험한다. 이때 굿판이나 놀이판에 함께 어울려 마을사람은 누구나 신바람을 낸다. 마을신은 보호자로서의 권능을 지니고 있으나, 관련 금기가 어겨지고 부정이 저질러지면 오히려 저주와 재앙을 받게 된다고 믿는다. 또 마을신은 정해진 시기에 일시 집중적으로 신봉되며, 비교적 권능이 다양해서 전지전능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는 신이다. 이에 비해 여성들에 의해 주도되는 가신은, 놀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굿이라기보다는 축원이나 치성 등 주부가 혼자서 정적으로 행하는 기축행위가 주가 되며, 특정한 날에 각별하게 섬겨지면서도 1년 내내 모셔 받들어진다. 가신은 재산과 가문을 지키고 잡귀와 재앙을 막아내는 액막이 구실을 하는 권능이 있으나 철저하게 분업화된 전문적 직능의 신들로서, 집안에는 삼신·업주·터주·조왕·조상신 등이 모셔졌으며, 업주는 뱀 따위의 동물로 표상되었다. 마을굿이나 별신굿에서 섬기는 마을신이 한국인의 가장 큰 신이며, 마을신 가운데 수호신인 골막이신을 으뜸으로 본다. 신체(神體)는 돌·나무, 큰 짚신짝·목각 등으로 다양하게 표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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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 절대자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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