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전도사 대처법.
친정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신지 어언 2년…매주 목요일이면 나는 어김없이 엄마를 찾아 병원에 간다.
엄마를 뵙고 온 날은 하루종일 항상 강직하시며 때로는 엄하기까지 하셨던 엄마가 치매로 아기가 되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아이들과 남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엄마의 병문안을 다녀온 목요일이면 난 항상 우울하며 신경질적인 사람이 된다.
어제도 엄마를 혼자두고 집으로 가는 나의 발길은 너무도 무거웠다. 갈수록 심해져가는 엄마의 치매증세를 걱정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축 늘어진 나의 어깨를 누군가 잡는 게 아닌가?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러버렸다. 내 비명에 그쪽도 놀란 기색이었지만 내 어깨를 잡은 사람과 일행으로 보이는 여자가 얼른 내 손을 잡고 나에게 물었다.
“도를 아십니까?”
설마했더니 역시나 사이비종교의 전도였던 것이다. 인신매매범이라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한 사람은 내 팔뚝을 꼭 잡고, 또 다른 사람은 내 두 손을 잡으며 나를 붙잡아두고 내게 전도를 할 모양이었다. 내가 얼이 빠져보였는지 집안에 근심 타령하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꺼내더라. 나는 “됐어요” 정중하게 말하며 그들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들은 더 심하게 내 몸을 붙잡고 안 놓아주는 게 아닌가?
말했듯이 신경이 날카로워질대로 날카로워진 나는 결국 그들의 손을 거꾸로 잡으며,
“혹시 우주신을 아십니까?”
거꾸로 되물었다. 나의 물음이 당황스러웠는지 그들은 얼른 나를 붙들고 있던 손들을 거두웠다. 나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순간 그들도 똑같이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거라는 생각에 그 중 만만해 보이는 여자에게 팔짱을 끼며 그녀를 반강제으로 끌고 무조건 같이 가자고 했다. 여자는 처음엔 넋이 빠져 나에게 끌려가더니 아차 싶었는지 얼른 팔을 빼려고 했다. 나는 더욱 언성을 높이며,
“우주신을 믿으라~!”
그 여자에게 반복해서 말했다. 지나가던 행인들의 눈길이 우리에게 쏠리며 여자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이 때 같이 있던 일행이 여자의 손을 잡고 도망가듯 사라져버렸다ㅎㅎㅎ그들은 도망치면서도 욕이란 욕은 내게 다 퍼붓더라...미친 X라면서...
난 정말 내가 미친 X라도 된 듯이 웃어재꼈다ㅎㅎㅎㅎ지금 생각해보면 머릿 속이 하얀 게 아찔해진다. 혹시 아는 사람이 봤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말이다. 뭐 어떤가? 남들이 보기엔 내가 미친 여자로 보였겠지만 그 순간만은 우울함이 한방에 날라가버린 것 같았으니까.
내 이야기를 들은 딸내미가 왜 하필 우주신이냐고 물었는데…
“글쎄, 내가 빵상 아줌마의 열성팬이잖아~.”라고 답하고 우리 모녀는 또 한번 배꼽이 도망가는지도 모르고 웃었다..^^ 우리 딸 왈, 학교가서 친구들에게 말해줘야지~. 우아악...내 이미지가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출처 : http://abbaregi.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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