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전의 시대까지의 대중은 멍청했다
제가 웹 이라는 놈을 처음으로 접한게 1997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998년부터 피시방이라는 놈이 불어나기 시작하더니 스타크래프트 발매를 기점으로 해서 폭발적으로 PC방 기반의 인터넷 이용이 늘었죠. 제 기억으로, PC방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웹으로 브라우징 한다는 것에는 별 의미가 없고, TCP/IP를 통한 스타크래프트 즐기기 (랜플레이라고 했죠) 나 바람의 나라(세계 최초의 그래픽 머드라고...), 텍스트 기반의 머드 게임을 즐기고는 했습니다. 세이클럽으로 채팅의 재미를 느끼기도 하였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면 기껏 몇평짜리 피시방 안에서 오고 가는 정보에다가 돈을 썼다니...-_-;
제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학교와 같은 교육시설에도 정부의 추진으로 인터넷망 보급이 시작된 시기였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때부터 웹에 큰 꿈을 품었어야 했는데... 매일 밤새면서 게임하고 나자빠졌으니.. (는 별 의미없는 얘기고요..-_-;)
또 글이 산으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항상 이런 문제가 발생하네요 글을 쓸때마다..-_-)
어쨌든 인터넷이 전격으로 보급 되고 난 뒤부터 사람들의 생활상이 확 달라졌습니다. 물론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이 취약한 분들에게는 웹, 인터넷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지만 (제 어머니에게는 웹=고스톱치는 공간으로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40대의 대중들에게는 인터넷은 TV를 보는것과도, 밥을 먹는것과도 견줄 수 있는 하나의 생활패턴이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잠시, 인터넷과 웹이라는 용어는 구분해야 마땅하지만 이 글에서는 동격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 이전의 시대,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은 TV와 신문,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어서 얻는 정보밖에 얻지 못하던, 지극히 수동적으로 정보를 수용해야 했던 시절의 사람들은 멍청했습니다.
대중이 정말로 멍청해서 멍청하진 않았죠. 멍청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멍청했던거지.
그래서 위에 계신 분들은 아랫것들을 쉽게 쉽게 세뇌시키고 부릴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을 그리워 할 사람도 어딘가에는 분명 살고 있겠죠.
그러다가 인터넷이라는 놈이 불쑥 뛰쳐나오더니 '얘들아 이리와' 외칩니다. 외쳤다는 표현이 썩 좋지는 않네요. 그냥 인터넷이라는 무형의 존재는 그저 서 있었을 뿐이었고, 그 곳에 대중은 새로운 터를 만들었습니다. 자유, 소통, 교류, 상호작용... 등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늠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우주와도 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우주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집단지성'의 최고봉이 '인터넷'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치 우리 속에 갇힌 동물마냥 권력자가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던 대중들은 인터넷이라는 돌파구를 만남으로서 지난 10여년간 정보의 주체를 언론에서 대중 자체로 끌어오는 변화를 꾸준히 진행하였습니다.
신문과 방송사, 권력자들이 가지고 있던, 대중이 가져야 하는 정보의 양과 질을 쥐락펴락하던 그 힘은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대중들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언론들은 태생부터 지금까지 겪은 수 많은 적들 중 인터넷이라는 최강의 적수를 만났습니다. 이건 뭐, 잡을래야 잡을수도 통제할래야 통제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뜬구름'이나 다름없거든요. (어느정도의 규제는 항상 존재하겠습니다만...법이라는게..;;)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종이 신문의 쇠퇴나 방송국과 같은 매스미디어의 광고수입 하락과 같은 영향들도 개인적으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너무 오래 편안하게 해먹었어요 그동안. 당신들도 좀 변해야죠.
아직 우리는 1차 정보 제공자들의 군집안으로 들어서지는 못했습니다. 우리는 대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최초, 최고의 원석을 얻을 수 있는 위치는 대중에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추가 정보를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생각을 나누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장'을 가졌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인간의 전체적인 역사상 '인터넷'이라는 놈만큼 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존재는 없었다고 봅니다. 권력이 잠식하지 못하는 최후의 보루가 인터넷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보의 생산과 재생산의 힘을 대중이 가진것이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지만 저는 긍정에 더 큰 힘을 실어주겠습니다.
인터넷을 문자 그대로 '날 때'부터 체득하고 자라나는 세대가 노인이되는 그 순간까지도 인터넷을 통한 변화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는 너무 머네요... (그 훨씬 이전에 한줌 재가 될건데 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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