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환식 - 특별한 천문현상, 금환식
금환식 (金環蝕)
⇒ 일식 .
설명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놓여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의 일부 또는 전부가 가리어지는 현상. 이때는 태양·달·지구가 일직선 상에 놓이기 때문에 태양에 의한 달의 그림자가 지상에 생긴다. 그림자에는 빛이 직접 도달하지 않는 본그림자(本影)와 일부의 빛이 도달하는 반그림자(半影)가 있다〔그림 1〕. 본그림자 내에서는 태양이 전부 달에 가려지는 개기일식(total solar eclipse)이 되고, 반그림자 안에서는 태양의 일부가 달에 가려지는 부분일식(partial solar eclipse)이 된다. 또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으로 늘어서도 달의 겉보기 크기가 태양에 비해 작으면 달이 태양을 전부 가리지 못하기 때문에 달 둘레에 태양 본체(광구, photosphere)가 고리처럼 보이게 되는데, 이 현상을 금환식(annular eclipse)이라 한다. 중국의 《서경(書經)》에는 BC 2128년의 일식이 기록되어 있고, 바빌로니아에서 출토된 점토판에는 BC 1063년의 일식이 새겨져 있다. 1985년부터 1999년까지 15년 동안에 31회의 일식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중 개기월식은 12회이다〔표〕.
일식시에 볼 수 있는 현상
부분일식에서는 태양의 일부가 어두운 달에 가려진다. 지상의 조명도는 대략 가려진 부분만이 어두워진다. 금환식에서는 어두운 달 둘레에 밝은 태양의 테두리가 보이는데 육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위험하다. 부분일식·금환식 모두 코로나는 볼 수 없다. 한편 개기일식은 매우 인상적인데, 먼저 태양 서쪽에 달이 접촉한다. 이것을 제1접촉이라 한다. 그 뒤 차츰 달이 태양을 가려 태양이 초승달 모양으로 된다. 이 무렵에 나뭇잎 사이로 지나는 햇빛은 많은 초승달 모양의 태양상(太陽像)을 지면에 투영한다. 개기일식의 약 10분 전에는 하늘은 둔한 회색이 되고, 1∼2분 전에는 주변이 조용해지며 기온도 내려가 으스스해진다〔그림 3〕. 하늘에는 밝은 별이 보이기 시작하고, 지면에는 영대(影帶;shadow band)라는 줄모양의 흐름이 나타난다. 이어 태양의 가장자리가 달의 골짜기 사이로 비추어져서 목걸이처럼 보이는데, 이것을 베일리의 목걸이(Baily's beads;베일리의 염주)라고 한다. 그리고 달의 마지막 골짜기 사이에서 태양빛이 비쳐 어두워진 하늘에 한 부분만 빛나 보이는데, 이를 다이아몬드링(diamond ring)이라 하며 이것도 수초 안에 가려진다. 태양 광구가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것을 제2접촉이라 하며, 제1접촉에서 약 1시간 후에 일어난다. 이때에는 어두운 달에 접하여서 붉은색 채층(chromosphere)이나 홍염(prominence)이 나타나며, 이들을 둘러싸고 진주색으로 빛나는 코로나가 태양 반지름의 수배까지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2접촉에서 약 10초 후에는 채층도 가려지기 때문에 어두운 하늘에 코로나가 서서히 빛나며 이때 밝은 별도 볼 수 있다. 이윽고 수분의 시간이 경과하면 태양 서쪽으로부터 채층이 나타나 제3접촉으로 된다. 이때 다이아몬드링이나 베일리의 목걸이가 보이고, 지상에 다시 빛이 비치게 된다. 이로부터 약 1시간 후에는 태양의 동쪽 가장자리에서의 제4접촉을 마지막으로 달은 태양에서 떨어진다.
관측법
코로나는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육안으로도 멋진 경관을 볼 수 있으며, 쌍안경이나 망원경을 사용하면 코로나를 구성하고 있는 가는 줄 모양의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줄의 폭이나 늘어선 모양, 태양의 적도역(赤道域)이나 극역(極域)에서의 줄 구조의 차이, 홍염 부근의 줄의 모양 등을 스케치해 두는 것도 좋다. 다만 태양광구가 나타나 있을 때에 태양을 보는 것은 눈에 위험하다. 사진관측에서는 대상물의 초점 맞추기와 노출시간의 결정이 중요하다. 개기일식에서는 기온이 5∼6℃ 내려가기 때문에 초점위치가 틀려진다. 따라서 개기일식 직전에 초점 맞추기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코로나의 휘도(輝度)는, 내부 코로나의 경우 거의 만월의 휘도와 같고, 밖으로 향해서 어두워진다. 먼저 일식 관측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광학계(光學系)·카메라·필름·현상법으로 만월에 대한 적정 노출시간을 정해야 한다. 이 노출시간은 내부 코로나에 대해 적정한 노광(露光)을 주게 된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의 휘도는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급격히 약해진다. 예컨대 거리가 태양 반지름의 3배 떨어진 코로나의 휘도는 채층에 접하는 것에 비해 약 1/1000이기 때문에, 이 장소에서의 적정 노출시간은 만월에서 결정한 것의 1000배나 된다. 따라서 코로나 전체의 모습을 촬영하려면 여러 노출시간에서 촬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코로나를 한번의 노출시간에서 찍으려고 할 때는 필름 바로 앞에 반지름 방향으로 농도가 바뀌는 필터를 끼워 필름상에서는 내부 코로나와 외부 코로나가 모두 거의 같은 조명도가 되게 하면 된다. 이 방법으로 촬영된 코로나는 반지름 방향으로 뻗은 스트리머가 잘 보인다. 한편 다이아몬드링이나 베일리의 목걸이를 찍기 위해서는 광구를 촬영하는 노출시간의 약 2배를 잡는다. 이처럼 개기일식 때에는 여러 노출시간으로 촬영하여야 한다.
성인(成因)
관측자를 중심으로 하여 큰 구(天球)를 상정하고, 이 구 위의 태양과 달의 운동을 조사한다〔그림 5〕. 태양은 황도 위를 1년 주기로 일주하고, 달은 백도(白道)를 1개월에 일주한다. 양자의 시반경(視半徑)은 약 16′이기 때문에 교점 근처에서 만나지 않으면 일식은 일어나지 않는다. 지구 중심에서 본 태양의 시반경은 평균 16′00˝인데,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변화하기 때문에 이보다 1.7% 크거나 작을 때도 있다. 또 달의 시반경도 평균 15′33˝인데, ±5% 정도 변화한다. 따라서 때로는 양자의 시반경은 다르나, 태양이 교점에서 18°31′이상 떨어져 있을 때에는 절대로 일식은 일어나지 않으며, 15°21′이내일 때 일식이 일어난다. 교점 전후를 생각하면, 이것의 2배인 30°42′안에 태양이 있을 때 일식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구간 내로 태양이 지나가는 때를 식(蝕)의 계절이라고 한다〔그림 6〕. 태양이 이 구간을 통과하는 데는 약 31일이 걸린다. 한편 신월(초승달)에서 신월까지의 주기인 1삭망월(一朔望月)은 29.5일이므로 태양이 이 구간을 통과중일 때에는 달이 1∼2번 태양을 추월한다. 따라서 식의 계절에는 1∼2번 일식이 일어난다. 2번째에는 황도와 백도의 교점으로부터 떨어진 곳에서 태양과 달이 만나기 때문에 2번 모두 부분일식이 된다. 개기일식 또는 금환식은 태양이 교점에서 9°55′ 이내의 위치에 있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이 구간을 태양이 통과하는 데는 20일이 걸리는데, 이는 1삭망월보다 짧으므로 개기일식 또는 금환식은 식의 계절에 반드시 일어난다고는 할 수 없다. 황도와 백도의 교점은 태양과 달이 움직이는 방향과는 역행하며, 18.6년에 황도 위를 일주한다. 태양이 교점을 통과한 뒤 다시 교점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1식년(一蝕年)이라 하는데, 1식년은 346.62일로 1태양년보다는 짧다. 식의 계절은 1식년중에 2번 있으나, 1태양년 동안에는 3번 있다. 1식년중에 일어나는 일식 수는 최소 2회, 최다 3회, 1태양년중에는 최다 5회, 최소 2회이다.
사로스주기(Saros cycle)
삭망월과 식년이 상수비이면 일식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겠지만 엄밀하게는 이러한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223삭망월은 6585.3212일이고 19식년은 6585.7809일이 되어 서로 거의 같아진다. 달이 근지점(近地點)에서 다시 근지점까지 일주하는 시간을 1근점월이라고 하는데, 239근점월도 위와 거의 같아진다. 이를 1사로스 주기라 하며, 1918년 11일(이 사이에 5회의 윤년이 들어가면 10일)과 약 8시간이 된다. 1사로스주기 후에는 태양과 달의 겉보기 위치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달의 시반경도 거의 같아지기 때문에 비슷한 일식이 된다. 지구상에서는 8시간차에 해당하며, 약 120° 서쪽으로 옮긴 위치에서 일식이 일어난다. 3사로스 주기 후에는 거의 같은 곳에서 이전과 같은 일식을 볼 수 있다.
달의 그림자
달은 태양에 대해 1시간에 0.5°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므로 지구에서 보면 그림자의 속도는 시속 3370㎞가 된다. 지구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그림자 속도는 위도에 따라 다르며, 적도상에서는 시속 1700㎞로 동쪽으로 나아간다. 일출은 동쪽에서 나타나지만 일식의 그림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나아간다.
신화(神話)
고대 인도의 신화에 의하면, 일식과 월식은 행성의 하나이며 유성의 왕으로 여겨진 악마의 별 라후(Rāhu)에 의해 발생된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태고적에 신들이 바닷물을 휘저어 애써서 만들어낸 불사(不死)의 음료 암리타를 악마들의 손에서 되찾아 그것을 마시려고 모였을 때 라후는 교묘하게 변장하여 신들의 일원인 것처럼 그 자리에 섞여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눈치를 챈 태양과 달이 그의 정체를 간파하여 대신(大神) 비슈누에게 알렸다. 이 때문에 라후는 암리타를 막 한 모금 마시는 순간에 비슈누의 무기인 원반에 의해 목이 잘려져 머리는 신음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날아 올랐고, 몸통은 지면에 쓰러져 대지를 진동시켰다. 그러나 이미 암리타를 마셨으므로 불사신이 된 라후의 머리는 그대로 별이 되어 태양과 달을 쫓아가서 삼켜버려 일식과 월식을 일으켜 옛날의 원한을 계속 풀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먀오족[苗族(묘족)]의 신화에 의하면, 태양은 원래 10개가 있었고 순서에 따라 출현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시에 하늘에 나와 세계를 혹독한 열로 괴롭히고 가뭄을 가져왔다. 그래서 국왕이 활의 명수에게 명해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게 했더니 마지막 남은 태양이 이를 두려워하여 산 뒤로 숨어버려, 암흑이 오래 계속되었다. 국왕이 이번에는 목소리가 큰 동물에게 태양을 불러내도록 명했다. 사자와 소가 실패한 다음 수탉이 부르자 그 아름다운 목소리에 끌린 태양이 동쪽 산정에 얼굴을 보여 세계가 즉시 밝아졌다. 사람들이 갈채를 보내며 환영하자, 태양은 앞으로는 밤의 휴식 뒤에 수탉이 부르면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그 증거로 붉은 포(布)로 볏을 만들어 수탉에게 주었다. 북유럽의 신화에 의하면, 태양은 스콜이라는 이름의 늑대에 쫓기고 달은 하티라는 늑대에 쫓기고 있었는데, 이 늑대들이 가끔 태양과 달을 삼키면 일식이나 월식이 생긴다고 믿었다. 이때 사람들은 모든 물건 소리와 외침소리를 내어 늑대를 놀라게 하여 삼키고 있는 태양이나 달을 토해내도록 했다. 이와 같이 태양과 달이 괴물에 삼켜지면 일식이나 월식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때에는 지상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어 괴물에게 태양이나 달을 토해내도록 해야 된다고 하는 신앙과 풍속이 전세계에 퍼져 있다. 남아메리카 투피족의 신앙에 의하면, 태양과 달을 위협하고 있는 괴물은 재규어(jagúar)인데, 인도 아삼지방의 나가족 신앙에서는 그것을 호랑이라 믿었으며, 아삼의 쿠키족이나 아프리카 북서안 마데이라제도의 원주민은 그것을 개라 믿었고, 인도네시아의 여러 지방에서는 뱀으로 여겼다. 괴물을 위협할 목적으로 에스키모 사람들은 개의 귀를 잡아당겨 짖게 했으며, 모리타니에서는 하늘을 향해 발포했고, 다른 많은 지역에서는 북이나 징을 크게 울렸다.
중국 고대의 일식 의례
중국에서 일식은 모든 생명력의 원천인 태양의 변이현상으로서 고대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대상이었고, 이를 구하기 위한 갖가지 의례를 낳았다. 이미 은(殷)나라의 복사(卜辭)에 일식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나타나 있고, 《시경(詩經)》 소아(小雅)의 <시월지교(十月之交)>에는 당시의 정치적 혼란에 대한 천견(天譴)으로서 읊어져 있다. 《좌씨전(左氏傳)》 소공(昭公) 16년에 구일(救日)의 의례로서 <고;악관>가 고(鼓)를 울리고, 색부(嗇夫:재물을 관장하는 사람)는 뛰며, 서인(庶人;색부의 부하)은 달린다>라고 나와 있는데, 이것은 태양의 힘을 회복하기 위한 의례로 여겨진다. 한(漢)의 《백호통(白虎通)》에는 북을 치고 공물을 바치고 빨강실을 둘러치며 떠들었다고 하는데, 《구오대사(舊五代史)》에는 무장한 병마를 내보내 떠들썩하게 했다고 한다. 이와같은 주술적 의례의 방법은 세계적인 공통이지만 다만 중국에서 이것이 신화적 방법으로 전해지지 않은 것은 음양사상 등에 의한 자연해석이 일찍부터 행해졌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국에서의 일식
전통적으로 재이(災異) 중 가장 의미있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고대사회 이래로 관측·기록되었다. 한국에서 태양은 제왕을 상징한다고 믿었으므로 일식은 곧 제왕이 본래의 빛을 잃는 것으로 여겨져서 흉조라고 생각하였다. 기록상으로 보면, 일식은 《삼국사기》에 67건, 《고려사》에 132건이 기록되어 있다. 또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는 삼국시대에 66건(고구려 11회, 백제 26회, 신라 29회), 고려시대에 131건, 조선시대에 190건이 기록되어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BC 54년(신라 박혁거세 4) 4월 1일 첫 일식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식은 중요한 재이로 여겨져 재앙을 예방하기 위하여 고려·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구식의(救蝕儀)를 행하였다. 《고려사》 <예지(禮志)>에 따르면,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백관이 소복을 하고 북을 울렸다고 하는데, 이는 다른 여러 나라와 유사한 면을 보이고 있다. 또 신하들이 검은 관에 소복을 차려 입고 시립하면 왕이 소복하고 들어와 의식을 진행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편 일식을 일종의 정치적 사건으로 여기는 경향도 있었는데, 이는 유교적 재이사상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금환식 - 특별한 천문현상, 금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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