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 최현욱의 탐구.
원래 나는 역사드라마를 좋아한다. 이병훈PD의 사극들이나 전두환이나 박정희 정권 때를 다룬 역사드라마 등을 특히 좋아한다. 문득 내가 트렌디드라마를 본 것이 언제인가 떠올려보니 <커피프린스 1호점> 말고는 영 떠오르지 않는다. 왠만한 퀄리티가 아니면 트렌디 드라마는 입에 맞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런 내가 환장하고 보는 트렌디드라마가 있으니, 그게 바로 <파스타>다.
사실 이탈리안 요리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까르보나라 같은 건 느끼해서 입에도 못 댈 뿐더러,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더라도 '리조또 김치' 같은 아방가르드한 요리만 시켜먹는 나다. 올리브오일 스파게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을때는 바퀴벌레를 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안 것 만큼이나 경악스러웠다. 저칼로리의 샤프란향 리조또를 처음 먹고는 좋아하는 여자한테 고백도 못할 뻔한 만큼 정신이 아득해졌다. 한마디로 이탈리안 요리에 대해 병적인 기피증상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어쩌면 <파스타>란 드라마는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드라마일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안 요리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도 이 드라마를 보니 파스타가 먹고 싶어진다. 그건 이 드라마의 매우 성공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파스타>에서 주목할 부분은 요리가 아니다. 네티즌들에게 '달짝지근한 커플'로 사랑받고 있는 최현욱(이선균)-서유경(공효진) 커플이다. 워낙 안티없는 두 배우들이 담백한 연인연기를 펼치니 2,30대 여성들이 볼 발그레해져서 좋아라 외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남자인 나도 그 좋아하는 역사극 <제중원> 안 보고 <파스타> 볼 정도니 여자들은 오죽하겠는가?
최현욱-서유경 커플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이 커플이야말로 솔로남녀들의 솔로탈출을 위한 지침서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남자니깐 최현욱을 중심으로 '이성에게 호감을 얻는 남자의 조건'에 대해 읊어보기로 한다. 우선 최현욱의 기본적인 조건은 다 빼보자. 여기서 말하는 '빼야 할 조건'은 ▲성공한 요리사 ▲꽤 괜찮은 패션스타일 ▲여자들 살살 녹이는 목소리 등이다. 뭐 이 조건까지 갖춘다면 그야말로 솔로인 것이 이상한 매력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걸 빼고도 최현욱의 매력은 분석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정의내려보자면 그는 "공과 사가 분명한 나쁜 남자"인 것이다. 최현욱은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책임의식을 갖춘 남자다. 그만큼 완벽을 기하기에 버럭 소리지르며, 갈굴때는 여친이고 뭐고 안 가리고 폭풍같이 갈군다. 그러다가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다정한, 그러나 느끼하지 않은 남친으로 돌변한다. 아마 여자입장에서는 처음엔 헷갈릴 것이다. 그러나 좀 지나고보면 진심을 알게 된다. 진심을 알게 된 서유경은 주방에서 쏟아지는 쉐프의 폭풍갈굼에도 "아, 이 남자가 나한테 애정이 있어서 버럭대는구나"라며 말을 잘 들을 것이다. 이건 "콩깍지 씌인 것"하고는 다르다. 못난 점조차 이뻐보이는 '콩깍지'가 아니라 진심을 알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남자가 여자에게 진심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오해의 언덕을 넘고나면 가장 확실하게, 여자는 남자의 진심을 알게 된다. 최현욱 쉐프... 알고보니 선수다.
솔직히 나의 연애관 중에 이런게 있다. "남자가 여러 여자한테 친절해봤자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다. 그저 자기 여자한테만 친절하면 된다". 최 쉐프는 이 말을 가장 잘 실천하는 남자다. 정말 자기 여자 빼고는 세상에 온통 버럭대며 까칠하게 군다. 이것은 '나쁜 남자'의 기본조건이기도 하다. 순진한 남자들의 착각이 "나쁜 남자는 진짜 나쁜놈이다"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제대로 나쁜 남자는 자기 여자한테는 세상 누구보다도 친절하다. 그게 그렇다고 알랑방구뀌고, 돼도 않을 애교떨며 느끼하게 친절한게 아니라 묵묵히 이 여자가 원하는 건 다 들어주는 남자다. 그리고 나와 내 여자에게 방해가 되는 존재에게는 폭풍같은 까칠함으로 제거시킨다. 최현욱은 서유경에게 가장 무서운 남자다. 그리고 가장 기대고 싶은 남자다.
사실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는 '멋진 남녀'가 나온다. 내가 그 가운데 최현욱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실현 가능한 이상향'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조건만 뺀다면 왠만한 남자들이 실현 가능한 모델이며, 여자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만날 수 있는 남자일 것이다. 사실 <파스타>가 실제 이탈리안 레스토랑 주방에서 가능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최현욱같은 남자, 서유경같은 여자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솔직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 사장(공유)이나 고은찬(윤은혜)보다는 만나기 쉬운 스타일 아닌가? 물론 이선균같은 남자, 공효진같은 여자를 만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 솔로남녀들이여, 노력하자.
출처 : http://daishiromanc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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